진짜 만두, 일품향 식도락

오늘 점심시간, 말년 휴가 나온 김실장 덕택에 지적신님이 크게 쏘겠다고 선언하셨다.
빕스로 갈 것인가, 고기 구우러 갈 것인가 설왕설래하다가 결국 지적신님, 식교수님, 김실장, 그리고 나, 이렇게 네 명은 평소 즐겨 가던 청국장 집으로 향했다.
적절한 가격에 구수한 청국장과 맛좋은 나물을 듬뿍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식당 입구에 다음 내용이 쓰여진 종이가 한 장 붙어있었다.
<교통사고로 당분간 식당 쉽니다. 곧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쾌유를 기원한다.

그래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다시 고민했다.
여러가지 메뉴를 말하던 중 김실장이 중국음식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언뜻 비췄다.
기회다 싶어 평소 가고 싶어하던 (부산) 초량 상해거리의 3대 만두 명가로 가자고 제안했다.

이미 일전에 나와 함께 3대 명가 중 한 곳(사해방)을 찾았던 식교수님은 그곳에서 드신 찐만두와 새우볶음밥에 대단히 만족하셨던 터라 내 의견에 강력히 동의하며 마뜩치 않아하시던 지적신님을 설득하셨다.
결국 우리는 상해거리로 향했고, 사해방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 중 한 곳에 가기로 했다.

홍성방이냐, 일품향이냐...
누렁소냐, 검은소냐...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나머지 한 쪽이 서운할... 아니 어느 쪽을 선택하던 미련이 남을 수 밖에 없기에 우리는 신중하게 고민했다.

그때 김실장의 한 마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맛집의 3대 조건이 허름한 가게, 많은 손님, 욕쟁이 주인이란다.
가게가 허름한데도, 주인 입이 거칠어도 손님이 버글거리면 음식이 맛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품향을 선택했다.
사해방이나 홍성방과는 비교할 수 없이 허름하고, 중국인 주인 아줌마는 대단히 무뚝뚝하고, 점심시간에는 늘 붐비는 그 곳...
(다행히 우리는 점심 시간을 살짝 넘겨서 그나마 여유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중국집에서 먹는 짜장면, 짬뽕 종류는 없었기에 <새우볶음밥(2), 군만두(2), 만두국(1)> 이렇게 시켜서 함께 나누어 먹었다.
과연 명불허전!!!!!!!!
정신없이 다 먹은 후 퍼뜩 드는 생각은...
'아, 사진...'

그래서 다른 곳에서 퍼온 사진으로 대체한다.





허름한  가게
 
사해방이나 홍성방은 중국집이라 부르면 안되고 왠지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일품향은 그냥 봐도 딱 중국집이다.


메뉴판

난 중국집에 백번가면 아흔아홉번 짜장면을 시킨다.
하지만 일품향엔 그런거 없다.


오이무침

기본 반찬, 오이무침과 단무지.
복학직후 남포동 사해방 분점에서 처음 먹어본 순간부터 매료된 맛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먹어본 적 없는 반찬이다.
사해방에 비해 오이를 큼직하게 썰고 양념이 아주 미묘하게 좀 더 달았다.
간장과 다진 마늘에 섬세한 단맛이 오이의 시원하게 씹히는 맛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반찬이다.


군만두

일단 생긴 모양은 그냥 튀긴 만두다.
하지만 만두소는 촉촉한 육즙이 부드러운 맛을 준다.
훌륭!

(여기까지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gwangfood )


볶음밥

볶음밥은 평이하다.
취향의 차이일 수 있지만 사해방의 부드러운 맛, 특히 볶음밥을 격조있는 요리로 느끼게 만드는 그 섬세한 달걀...에 비하면 두 세 수 아래다.


계란탕

주객전도랄까?
볶음밥에 살짝 실망했으나 볶음밥에 딸려나오는 계란탕의 맛은 놀라웠다.
감칠맛 나는 새우 국물에 전분이 살짝 들어가 입안을 부드럽게 휘감으며 든든한 느낌을 주는 계란탕이라니...
대단히 훌륭한 맛이었다!

(여기까지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daewg )





그러나 일품향의 진정한 에이스는 이것!

만두국

(메뉴판에도 없으나 실상 일품향 최고의 메뉴라는 깐풍게살은 5만원을 넘는 가격에 OTL)

계란탕이 가진 가진 장점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빼어난 국물!
아주 미묘한 산미(酸味)로 인해 더욱 맛깔스런 만두!
서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먹어온 어떤 만두국보다 뛰어났다.
대단히 훌륭~~~!!!

그런데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만두국 사진이 없다.
다시 한 번 일품향을 가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음화하하하하하하핫!!!






일품향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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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데구르르 2008/11/26 09:42 # 답글

    일품향 음식 상당히 맛나죠..만두도 맛나더라구요.대신 아주머니의 그 무표정한 표정이라니..ㅡㅡ::시크했다고 생각한답니다.
  • 길벗 2008/11/26 18:22 # 답글

    너무 손님이 많은탓에 피곤했던 건지도 모르지요.
    암튼, 중요한 점은 아주머니의 표정이 전혀 상관없을 정도로 음식맛이 좋다는 것!!!!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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